성산 김영주 원장 신문 기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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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삼정원장
보건복지부는 매년 10월 10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지정하고 지난 10월 10일 서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제1회 기념식을 가졌다. “정신건강, 마음을 돌보는 나라”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서 그동안 정신건강에 힘써 온 유공자들의 표창도 있었다. 정신건강(mental health)이란 정신장애인의 치료뿐만 아니라 국민정신건강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생물학적·의학적·교육적·사회적 면에서 협력하여 보다 더 좋은 인간관계를 이룩하고자 하는 분야이다. 정신보건이라고도 하며, 흔히 쓰이는 말인 정신위생을 새로이 대신하는 말이다. 정신건강운동은 프랑스의 P.피넬(1745∼1826)이 시작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신장애인은 하느님의 버림을 받은 사람 또는 악마가 붙은 사람이라 하여 수용소에 강제로 가두어서 쇠사슬로 묶어 놓았던 것을 피넬은 정신이상도 병의 한 종류라고 주장하여 쇠사슬을 풀어준 데서 정신운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그 시기와 비슷하게 전 유럽에 이런 운동이 퍼져 나갔다. 정신위생운동을 조직운동으로서 활발히 전개시킨 사람은 미국의 C.비어스(1876~1943)였다. 그는 정신질환자로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완치 퇴원 후 《다시 찾은 내마음 A mind that found itself》이라는 책을 써서 그 당시 정신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시사했는데 그의 주장이 많은 호응을 얻자 코네티컷주(州)에 처음으로 정신위생협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정신위생이라는 말은 그를 원조했던 A.마이어 교수가 만들어낸 말이다. 그 후 이 말이 부적당하다 하여 정신건강·정신보건이라는 말로 대체되어 사용되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성자 소태산은 ‘정신’에 대한 정의를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라 하였다. 그리고 그의 수제자 정산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품과 정신, 그리고 마음과 뜻에 대하여 『성품은 본연의 체요, 성품에서 정신이 나타나나니, 정신은 성품과 대등하나 영령한 감이 있는 것이며, 정신에서 분별이 나타날 때가 마음이요, 마음에서 뜻이 나타나나니, 뜻은 곧 마음이 동하여 가는 곳이니라.』 그런다고 볼 때 ‘정신건강’이란 맞지 않는 말이다. 정신 그 자체는 분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정신에서 마음으로 나올 때, 즉 분별을 할 때 건강한 분별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건강’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우리는 종종 마음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산다. 셰익스피어는 <법에는 법으로 Measure for Measure>라는 책을 통해 “그대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보라. 가서 문을 두드리고 마음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라” 말한다. 마음은 종종 호수나 바다 같은 물에 비유되기도 하고, 때로는 폭풍이 휘몰아치고 때론 미풍이 산들거리는 날씨에 빗대어지기도 한다. 인간이 하는 생각과 품고 있는 감정과, 존재 그 자체를 모두 아우르는 ‘마음’은 이렇게 물이나 날씨처럼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그 무엇이다. 우리는 마음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경험할 수 있다.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본부가 바로 마음인 것이다.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면 우리는 세상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세상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마음은 외부 세계의 영향을 너무나 쉽게 받는다. 마음은 예민하고 연약해서 타인의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쉽게 상처받는다. 어떤 이들은 크고 작은 생채기들이 쉽게 생기는 것이 싫어서 아예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개점휴업’ 상태를 선언하기도 한다.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상처를 받았을 땐 애써 외면하거나 부정하기도 한다. 내 마음은 강하고, 아프지도 않으며, 멀쩡하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말이다.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능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마음이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를 아는 것. 그것이 정신건강을 위한 제 1의 요건이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과 친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주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마음을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가만히 나의 오늘을 되돌아보자. 지금의 나의 마음은 어떤지, 오늘 내 마음이 상처를 받은 일은 없었는지, 어떤 일이 나에게 어떤 식으로 상처가 되었는지, 반대로 내가 어떤 일로 위로받았는지를 더듬어 보는 것이다. 마음 들여다보기를 소홀히 하면 지친 마음을 보듬고 힘을 불어넣는 능력을 키울 수가 없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그 어떤 치장이나 가식이 없는 민낯과 같은 마음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 상태가 맑은지, 흐린지, 언짢은지, 우울한지를 알아야 치유에 한걸음 다가갈 수가 있다. 또한 마음에도 정기적인 내시경이 필요하다. 가끔은 진지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들여다볼 필요도 있다. 위나 대장과 같은 장기에 주기적으로 내시경을 해서 혹시 종양이 생긴 것은 아닌지 검사를 하듯이, 가끔 마음도 ‘마음 내시경’을 넣어 어딘가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요리조리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커서 암이 될 용종과 같은 종양이 마음속에 자라나고 있다면 ‘용서’라는 칼을 벼려 예리하게 도려내야 한다. 물론 뿌리가 깊은 상처는 한 번에 도려낼 수 없는 것도 있다. 이럴 땐 사랑과 인내, 화해 등과 같은 여러 항암제를 섞어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녹여내야 한다. 풀어지지 않은 해묵은 마음의 응어리나 상처가 오래되면 종양과 같은 육체의 질병으로도 나타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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